02 Sep
02Sep

전에 살던 집 1층 상가에 작은 ABA연구소를  연 지 1년 가까이 되어간다. 

그동안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큰 일을 겪었으며  여전히 그로 인한 충격과 혼란 속에 있다.  

그 와중에  나를 지탱해주는 데  우리 아이들이 크게 기여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연구소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동안에는 100% 내 앞의 아이에게만 집중해야 했다. 그 덕에 나는 사람의 모양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나와 아이가 만났다는 것은 나라는 사람을 믿고 아이를 맡긴다는 뜻이다. 

아이를 맡긴다는 것은 아이의 발달을 간절히 소망하는 엄마 아빠가 내게 도움을 청하는 일이다. 

아이가 내게 왔다는 것은 하루하루 일분 일초가 소중한 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아이의  소중한 시간과 갖은 종류의 기회비용이 포함된 자원을 나와의 시간에 투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나는 지금껏 배운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하여  아이의 현재 모습을 진단하고 현재 수준에서 출발하여 한 걸음씩 나아가도록 돕는다.

 아이가 좌절하지 않고 배울 수 있도록 격려하고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내 일이다. 

아이가 너무 많이 넘어져서 좌절하지 않도록,티 안 나게 슬쩍 거들어 걸을 만 하도록,내딛는 걸음에 이왕이면 재미가 나도록,그리하여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그렇다. 나는  돕는 사람이다. 

배우는 사람은 아이이다. 하지만 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발달은 아동이 이루어내야 할 과제이다. 나는 아동 발달의 촉진자이다.

 나는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만남의 목적대로 내가  잘 쓰여지길 바란다. 유용하게 쓰이길 바란다. 쓸모가 좋길 바란다.

 그래야 내가 이렇게 공간을 차지하고, 그들의 시간을 차지하고, 남의 집 가계에 큰 구멍을 내면서도 떳떳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나를 만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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